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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린치 칼럼 (1993.1) - 엉터리 집단을 뛰어 넘어라

내안의 평정심 2022. 5. 1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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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린치는 아마도 우리 시대에서 가장 유명한 스톡 픽커이자, 가장 성공한 투자자 중 한 명임이 분명합니다. 마젤란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로서, 1977년 2천만 달러로 시작해 1990년 임기를 마칠 당시 백만 명 이상의 투자자와 140억 달러 이상의 운용자산을 남겼습니다. 이 기간 동안 린치의 연평균 수익률은 29%였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1990년대 피터 린치가 워스 매거진(Worth Magazine)에 기고했던 글들을 하나씩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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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투자자들과 경쟁하면서 생기는 그릇된 열등감보다 일반 투자자를 괴롭히는 것도 없습니다. 어쨌든, 기관 투자자들은 크고, 주목받고 있으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마추어 투자자들은 가상의 야구 캠프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경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거의 3년 동안 월스트리트의 프로들의 삶을 돌아볼 시간을 가지면서, 일반 투자자가 경쟁하고 있는 상대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나 톨레도 머드 헨스(디트로이트 산한 AAA 팀)가 아니라는 확신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선더링 허드(Thundering Herd)"에 가깝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선더링 허드"란 과거 주식 거래 대부분을 일반 투자자들이 담당하고 있었던 시절, 언론에서 이들 일반 투자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메릴린치가 고용한 엄청난 숫자의 주식 브로커들을 지칭한 말입니다(천둥이 칠 때 한꺼번에 움직이는 소떼를 지칭함. 혼란스러운 시장에서 빠른 판단과 일사불란한 움직임으로 업계를 선도해서임). 오늘날 월스트리트에는 또 다른 종류의 선더링 허드가 있습니다. 주식 거래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뮤추얼 펀드 매니저를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이 그들입니다.

 

이들 선더링 허드의 엄청난 분파는 이제 그들을 "블런더링 허드(Blundering Herd; 엉터리 집단)"라고도 불러도 상관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엉터리 집단이 들끓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들 프로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이런 사실 때문에 사람들은 종종 아마추어에게 기회가 없다는 결론 내리곤 하지만, 실제로는 아마추어들에게 기회가 더 많아졌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들 엉터리 집단이 왼쪽으로 움직일 때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식으로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고, 엉터리 집단이 간과한, 특히 엉터리 집단이 최근 짓밟아 놓은 종목을 매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개인 투자자들이 그렇게 못하는 이유는 소떼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착각해서 얻은 열등감 때문입니다.

 

그런 열등감은 투자자들을 세 가지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하게 만듭니다. 즉,

 

(1) "핫한" 종목을 사거나, 예를 들어 차세대 IBM을 잡으려고 애쓰는 등 프로들을 흉내 내고,

(2) 선물이나 옵션 등에 투자함으로써 나름 "정교해" 지려고 하며,

(3) 잡지나 인기 금융 뉴스 프로그램에서 프로가 추천한 종목을 매수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이 생각하고 있는 정보는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팁이, 어떤 기업에 투자하는 가장 납득할만한 이유로서, 기존의 해리 삼촌이 전해주던 팁을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직접 이렇게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여러분은 지역 저축대부조합(아메리카 퍼스트 앤드 퍼모우스트)에 가서 예금을 인출해서 그 돈으로 주식을 사기로 합니다. 여러분은 아메리카 퍼스트 앤드 퍼모우스트의 보통주 주가가 절반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에 다소 흥미를 느낍니다. 여러분은 사전 조사를 통해 이 회사가 대차대조표가 강하고 상업 대출도 없는 탄탄한 기관임을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실제로도 서류상만큼이나 좋은지 알아보기 위해 수화기를 집어 들고 미국 F&F에 최근 연례 보고서를 주문하려고 합니다. 그때 열등감에 사로잡힌 측두엽이 작은 목소리로 "배런스, 포브스 또는 비즈니스 위크에서 한 번도 실리지 않은 기업의 주식을 사 보는 건 어때?"라고 속삭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연례 보고서를 주문하는 대신, 신문/잡지 가판대에 가서 최신판을 집어 든 다음 전문가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그중 한 곳에서 마리오 가벨리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청량음료를 병입하는 회사인 코카콜라 엔터프라이즈 주식을 소유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어서 여러분은 그를 따라서 이 회사 주식을 삽니다. 가벨리 같은 유명 펀드 매니저가 여러분과 해리 삼촌을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이론을 전제로 해서 말입니다. 실제, 가벨리는 여러분과 해리 삼촌을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가벨리가 코카콜라 엔터프라이즈에 베팅한 것을 따라서 한다고 해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 회사를 언급한 이유는 3년 전 나도 배런스에서 현재 11달러보다 주가가 3달러 높았을 때 매수 추천을 했기 때문입니다.)

 

가벨리가 여러분에게 집 전화번호를 알려줄리 만무하기 때문에, 그에게 전화를 걸어 아직도 코카콜라 엔터프라이즈를 좋아하는지, 주가 하락을 추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있는지, 아니면 그 회사에 진절머리가 나서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에서 손을 뗐는지 물어볼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주가가 하락하면 코카콜라 엔터프라이즈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될 것이고, 가벨리가 여러분을 안심시켜주지 않는 한, 손실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주식을 팔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그 주식을 팔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 다음 여러분은 줄어든 자본을 가지고 다른 유명 인사, 어쩌면 여러분이 사용하는 증권사의 애널리스트의 팁을 가지고 같은 과정을 반복할 것입니다. 만일 그러다가 큰 손실을 막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더 이상 막을 손실도 없어질 것입니다.

 

이러한 인기 방식으로 스스로 종목을 고르게 되면, 여러분이 항상 의심해 왔던 것, 즉 "아마추어 투자자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경쟁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될 뿐입니다.

 

만일 돈이 다 떨어지기 전에 완전히 사기가 떨어질 정도로 운이 좋다면, 여러분은 그 나머지를 뮤추얼 펀드에 넣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내가 해드리고 싶은 조언은 만일 여러분이 프로에 베팅 하고 싶다면, 그들의 펀드에 투자해서 그들의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나는 아마추어 투자자들이 자신의 연구조사에 의지해 전문가의 매수 추천을 피했다면, 그 능력을 훨씬 더 높이 평가받았을 뿐만 아니라 순자산도 더 많이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것이 유일하게 이치에 맞는 "독립적 투자"입니다.

 

투자자로서의 우위는 여러분이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지, 믿을만한 소식통에서 최신 팁을 들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메리카 퍼스트 앤드 퍼모우스트의 예금주로서 여러분은 적어도 계속 사업을 추적할 수 있는 기회와 엉터리 집단이 돌아오기 전에 헐값에 주식을 살 기회를 가질 수 있는 환경에 충분히 가까이 있습니다.

 

사실 투자자의 우위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자신이 일하고 있는 산업이나 기업과 관련된 직무상의 우위이고, 다른 하나는 레스토랑, 공항, 쇼핑몰에서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소비자의 우위입니다.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뉴욕 증권 거래소에서 성과가 가장 좋은 20개 종목 중 무려 6개 종목(홈 디포, 서킷 시티, 갭, 월마트 스토어, 리즈 클라이본, 딜라드 백화점)이 수백만의 소비자들 바로 눈앞에 있었으며, 이들 기업의 인기에 주목했다면 자신의 우위를 활용해 수익을 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럴 수 있는 시간도 충분했습니다. 이들 소매점이나 레스토랑 체인이 전국적으로 확장되어 나가고, 점점 더 많은 투자자들이 진가를 알아채고, 마침내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의 눈에 띄기 까지는 15년 정도가 걸렸기 때문입니다.

 

"만약 내가 거기에서 성공한다면, 어디에서도 성공할 수 있어"라는 뉴욕 뉴욕의 가사가 가수, 코미디언, 택시 기사에게 맞는 말일지 모르지만, 상장 기업들은 성공 소식이 대부분의 엉터리 집단이 모여 있는 뉴욕이나 보스턴의 기관 트레이딩 데스크에 알려지기 전에 여러 곳에서 그런 일을 해내고 있습니다.

 

모리슨 크누센의 이사회에 있던 내 동료 아이린 페덴은 최근 커피 애호가로서 자신의 우위를 이용해 시애틀의 인기 커피 회사인 스타벅스 주식을 샀습니다. 페덴은 전기공학의 교수이자 지표면 원격 감지 전문가입니다. 그녀는 항상 스타벅스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녀는 시애틀에 있을 때 스타벅스의 팬이 되었지만, 지금은 워싱턴 D.C.에서 임시직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스타벅스에서 원두를 소포로 받고 있습니다.

 

페덴은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회사에서 받은 주식을 제외하고, 스타벅스가 상장되었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단 한 번도 주식을 산 적이 없었습니다. 그녀가 스타벅스에 다시면서 얻은 경험은 이 회사에 두 가지 큰 장점, 즉 1)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2) 그것을 이익을 내고 판다는 장점이 있음을 확신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페덴은 스타벅스가 자본화가 잘 되어 있고, 수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시애틀 지역을 벗어나 동부와 남부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기 위해 상당한 연구조사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스타벅스의 이야기는 여전히 좋고, 지금까지 주가는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최근 내가 관여하고 있는 지역 자선단체에서 은퇴한 셰릴 피터슨은 편지를 자주 보내는 자신의 우위를 이용해, 우체국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우표와 소포 상자, 대여함 등을 파는 메일 박스 주식을 샀습니다. 기본적으로 좋은 사업을 하고 있고, 강한 대차대조표를 갖추고 있으며, 엄청난 잠재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벅스의 이야기와 같은 맥락입니다. 수백만의 미국인들은 우체국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메일 박스의 주가는 상장 당시 고작 2달러(분할 조정 기준)에서 현재는 15달러로 상승해 있습니다.

 

또 다른 예도 있습니다. 컴퓨터 매거진 구독자나 IBM 개인용 컴퓨터 또는 IBM 클론 소유주라면 누구나 소비자의 우위를 이용해 마이크로소프트를 발견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여러분이 구입하는 모든 IBM 기반 PC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디스크 운영 체제(MS/DOS)와 함께 제공되고, 도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권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도스 없이는 컴퓨터를 작동할 수 없습니다.

 

이 제품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권을 가졌다는 것은 마치 굿이어가 모든 자동차의 타이어를 만들 수 있는 독점권을 가진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초기에 수익 창출 기계로서 도스의 잠재력을 알아채지 못했더라도, 1986년 회사가 상장된 이후 회사가 혁신을 이뤄낼 때마다 그 발전을 따라갈 수 있는 다른 기회가 있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워드", "윈도", 매킨토시 계열용 다양한 제품, 및 로터스에 도전하고 있는 엑셀을 선보이면서 꾸준한 수익을 늘려왔습니다.

 

컴퓨터 생산은 수많은 경쟁자들이 서로를 잡아먹으려고 하는 위험한 사업이었고 당사자들에게는 고된 환경이지만,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좋은 환경입니다. IBM 도스 컴퓨터를 팔 때마다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이익이 났기 때문입니다.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전문가들처럼 생각하고 차세대 IBM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열심히 애쓰고 있지만, 오히려 아마추어처럼 생각하면서 PC 위크나 컴퓨터 상자에서 단서를 찾아야 했습니다(모두가 그 안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를 발견했을 테니까요). 나 역시 그랬으면 하고 생각하곤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이미 35배나 올랐으니까요.

 

최근 여행에서, 나는 오봉팽(Au Bon Pain)을 틀리게 발음하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즉 "오"를 "오우"로, "팽"을 "패인"으로 발음하고 있었던 것이죠. 이 크루아상과 커피 프랜차이즈는 공항과 쇼핑몰의 푸드코트에 등장하고 있으며, 나와 같은 크루아상 애호가들에게 소비자의 우위를 이용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 회사는 최근에야 상장했지만, 10년 넘게 사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좋은 대차대조표와 잘 구상된 확장 계획을 가지고 있고, 지금까지는 몇몇 주요 시장에서만 사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 말을 믿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연구조사는 여러분의 몫이니까요.

 

자료 출처: 93/01- Besting the Blundering Herd By Peter Ly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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